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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헐적 단식, 마이크로바이옴 긍정적 변화 유도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간헐적 단식의 일종인 간헐적 에너지 제한(Intermittent energy restriction, IER)을 시행한 경우 장내 미생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이완기 혈압, 공복 혈당 수치, 총 콜레스테롤, 다양한 지질 및 여러 주요 간 효소의 수치의 감소에 더불어 IER을 하는 동안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증가하고 병원성 대장균의 비율은 감소했다.중국 허난대학인민병원 징저우(Jing Zhou) 등 연구진이 진행한 체중 감소에서 뇌 기능과 장내 미생물군유전체의 동적 변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에 30일 게재됐다(doi.org/10.3389/fcimb.2023.1269548).간헐적 에너지 제한 식이요법이 장내 미생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최근 간헐적 단식과 같은 에너지 제한 식이법이 다이어트 전략으로 유행하고 있지만 이런 식이법이 장내 미생물 균총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명확하지 않았다.징저우 교수는 중추신경계가 양방향 뇌-장-마이크로바이옴 축을 통해 상호 작용하고 그 과정에서 인체 내의 많은 미생물들이 비만, 당뇨, 자폐 등의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는 점에 착안, IER이 마이크로바이옴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에 착수했다.연구원들은 2018년 4월부터 11월까지 병원에서 체질량지수(BMI)가 28~45인 비만 성인을 25명을 모집했다.1단계에서 참가자들은 4일 동안 칼로리와 음식 종류에 제한 없이 정상적인 식단을 유지했고, 이후 IER 식사 단계에선 임상 영양사가 각 참가자의 기본 에너지 섭취량을 기반으로 탄수화물 55%, 단백질 15%, 지방 30%로 구성해 제공했다.고도로 조절된 금식 단계에는 32일동안 총 4단계에 걸쳐 각 참가자의 기본 에너지 섭취량의 2/3, 1/2, 1/3로 줄여 최종적으로 1/4만 제공했고, 마지막 단계는 30일간의 절제된 금식 기간이었다.장내 미생물의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각 금식 단계마다 혈액 및 대변 샘플을 수집해 메타게놈 시퀀싱을 수행했고, MRI를 사용하여 특정 뇌 영역의 활성을 확인했다.분석 결과 참가자의 체중은 평균 7.6 kg이 감소했고 IER 동안 체질량 지수, 체지방, 수축기 혈압 및 당화혈색소를 포함한 여러 지표에서 지속적이고 상당한 감소를 보였다.이어 이완기 혈압, 공복 혈장 포도당의 혈청 수치, 총 콜레스테롤, 다양한 지질 및 여러 주요 간 효소의 수치는 IER 동안 적어도 한 시점에서 크게 감소했다.IER을 하는 동안 비만과 관련된 뇌 영역의 활동을 감소됐고 보상 회로에서 뇌 활동에 큰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다.한편 엄격하게 통제된 금식 단계에서 장내 미생물 다양성이 증가해 프로바이오틱 피칼리박테리움 프로스니치, 파라박테로이데스 디스타소니스, 박테로이데스 유니포르미스의 존재비가 이 단계에서 크게 증가한 반면 병원성 대장균의 존재비는 여러 시점에 걸쳐 감소했다.징저우 교수는 "IER은 섭식 행동과 관련된 뇌 부위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현저하게 감소시켰다"며 "일부 장내 세균의 존재비에 있어 중대하고 역동적인 변화를 유도했다"고 밝혔다.이어 "장내 미생물군 변화는 IER 개입의 다양한 시점에 걸친 뇌 활동 변화와 상관관계가 있었다"며 "이러한 데이터는 뇌와 장내 미생물 사이의 역동적인 상호 작용이 체중 감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결론내렸다.
2024-01-09 11:54:59학술
분석

인공감미료 안전성 검증 본격화…아스파탐 다음 타자는?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암연구소(IARC) 등이 제로 칼로리 식음료 등에 사용되는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면서 의학계의 검증 작업이 본격화될 조짐이다.발암 가능 물질 분류로 의혹이 해소되긴 커녕 발암 가능 물질 지정의 토대가 된 논문에서 비슷한 위험도의 아세설팜 K는 지정에서 제외되는 등 숱한 의혹과 혼란을 남겼기 때문.게다가 발암 가능성에 대한 증거의 강도를 나타내는 IARC의 발암 가능 물질 분류 체계가 발암 위험도 지표로 호도되면서 일일 허용 섭취량 이내로 섭취하면 발암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식까지 퍼지고 있다.최근에 들어서야 장내 미생물의 불균형이 각종 질환을 야기한다는 마이크로바이옴 이론이 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감미료가 장내 미생물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대사 과정의 혼란을 초래한다는 가설도 등장한 상황.국내에서도 당뇨병학회를 비롯한 학회에서 비슷한 검증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WHO 발표 논문의 근거 및 해석에 주의해야 할 부분, 최근의 검증 작업 결과물들을 정리했다.▲혼란 부추긴 발암 가능 물질 분류…IARC, 발암 연구·증거 일축10일 의학계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와 IARC, 식품농업기구(FAO) 식품첨가물 공동전문가위원회(JECFA)가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를 발표했다.WHO와 IARC는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했다.IARC는 인간의 발암성에 대한 '제한된 증거'를 인용해 아스파탐이 인간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류된 그룹 2B로 지정하고, JECFA는 체중 40 mg/kg의 일일 허용 섭취량을 재확인했다.문제는 발암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주의를 당부하면서도 이전에 확립된 일일 허용 섭취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다소 모순된 결정이 나왔다는 것.IARC 판단은 13일 국제학술지 란셋에 게재된 아스파탐, 메틸유제놀, 이소유제놀의 발암성 연구 결과(doi.org/10.1016/S1470-2045(23)00341-8)를 토대로 한다.IARC 워킹 그룹은 인공 감미료 소비와 간암 위험의 연관성을 평가한 4개의 전향적 코호트로 구성된 3개의 연구를 확인했다.여기에는 유럽 10개국에서 수행된 인공 감미료와 간세포 암 발병률의 연관성을 평가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가 포함돼 있다. 이어 인공 감미료와 당뇨병 인구에서 간암 발병의 연관성을 조사한 대규모 미국 코호트 연구, 인공 감미료와 간암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을 평가한 또 다른 미국의 대규모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포함한다.세 연구 모두에서 인공 감미료 소비와 암 발병률 또는 암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이 보고됐지만 IARC는 편향성 등 교란 요소를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해당 연구를 간세포 암종에 대한 '제한적 증거'로 일축했다.마우스, 쥐, 개, 햄스터와 같은 동물 실험에서도 발암성이 보고됐다. 수컷 및 암컷 마우스에서 잘 수행된 3개의 연구에서 종양 발생률의 유의한 증가가 관찰되지 않았다.반면 다른 연구에서는 마우스에 경구 투여한 아스파탐이 간세포 암종, 간세포 선종 또는 기관지폐포 암종, 림프구성 백혈병, 단핵구 백혈병, 골수성 종양, 악성 신경초종, 유선 암종 등 다양한 암종 유발이 관찰됐다.해당 연구에서 림프종 및 종양 증식에 대한 우려 때문에 IARC 워킹 그룹은 다른 모든 종양 병변에 대한 평가에 집중했지만 연구 데이터에도 불구하고 각 연구의 설계, 수행, 해석 및 보고의 적절성을 이유로 동물 실험에서의 발암 증거 역시 '제한적'이라고 일축했다.실험실 연구에서 아스파탐은 여러 설치류의 간을 포함한 여러 조직에서 지질 과산화를 포함한 산화 스트레스 바이오마커의 변경으로 나타난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다른 실험실 연구도 아스파탐이 만성 염증을 유발한다고 제안했으며, 소규모 연구에서는 혈관 신생 증가가 보고됐고, 여러 연구에서 유전독성 결과가 있었지만 IARC는 많은 연구에서 설계, 데이터 분석 및 해석에 한계를 지적했을 뿐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발암 위험 13% 아세설팜 K 제외…전문가들 "납득 어려워"논란은 인간 대상 코호트 연구에서도 재현된다. 아스파탐과 유사한 수준의 발암성을 가진 아세설팜 K는 제외되면서 발암 가능 물질 선정에 기준이 있냐는 논란이다.해당 연구는 프랑스에서 진행된 NutriNet-Santé 집단 기반 코호트 연구 결과(doi.org/10.1371/journal.pmed.1003950)로 아스파탐뿐 아니라 아세설팜 K와 수크랄로스를 포함시켜 전체 암 및 부위별 암 발병의 연관성을 조사했다.프랑스에서 진행된 인공감미료 관련 대규모 코호트 연구 결과. 아스파탐과 비슷한 수준으로 아세설팜 K 역시 발암 위험도를 높였지만 이번 발암 가능 물질 지정에선 제외돼 논란을 부추겼다.프랑스 인구 기반 코호트 NutriNet-Santé는 1987년부터 시작됐다. 인공감미료 분석은 10만 2865명을 대상으로 평균 7.8년간 추적 관찰했다.감미료 섭취는 24시간 식이 기록을 통해 얻었고 감미료와 암 발병률 사이의 연관성은 연령, 성별, 교육, 신체 활동, 흡연, 체질량 지수, 키, 추적 관찰 중 체중 증가, 당뇨병, 암 가족력, 24시간 식사 기록 수, 알코올, 나트륨, 설탕, 섬유질 등 섭취량에 따라 조정된 콕스 비례 위험 모델에 의해 평가했다.분석 결과 인공감미료를 섭취하지 않은 사람 대비 감미료 섭취자는 전체 암 위험이 약 13% 더 높았다(n = 3358, HR = 1.13).성분별로 보면 아스파탐은 위험도가 15%, 아세설팜 K는 13% 암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었고 암종별로는 아스파탐이 유방암(n = 979, HR = 1.22) 위험을 22%, 비만 관련 암(n = 2023, HR = 1.13)은 13% 상승시켰다.문제는 WHO가 비슷한 발암 위험도 상승도를 가진 아세설팜 K를 제외하고 아스파탐만 발암 가능 물질로 지정했다는 것. 이에 대해선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어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게다가 인간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코호트 분석에도 불구하고 이를 2B로 지정한 것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가정의학회 관계자는 "13%의 발암 위험 상승은 상당한 수치로 아세설팜 K가 제외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IARC의 발암 물질 분류 체계도 과학적 증거의 강도를 반영하는 것인데 이번 2B 지정이 과연 대규모 인간 대상 코호트 결과를 적절히 반영한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OO캔 이내면 안전하다" 발암 물질 분류 체계까지 혼란IARC 발암성 분류는 그룹 1, 그룹 2A, 그룹 2B, 그룹 3으로 나뉜다.그룹1은 인간에 대한 발암 증거가 충분함을, 그룹2A는 충분한 동물실험에서 입증된 발암 증거에도 불구하고 인간 발암에 대한 제한된 증거 및 이에 따른 가능성(probably)을, 2B는 동물실험 및 인간 대상 임상 모두 제한된 증거에 따른 가능성(possibly)을, 그룹3은 분류를 지정하기에 부족한 증거를 뜻한다.윤리적 문제로 모든 발암 물질을 인간 대상으로 임상할 순 없다. 이런 경우 실질적인 발암 위험도와 관련없이 연구 및 증거 부족으로 그룹 2B나 그룹 3 지정이 불가피해진다.문제는 아스파탐의 그룹 2B 지정 및 일일 섭취 허용량 기준이 같이 제시되면서 제로 콜라의 하루 OO캔 이내의 섭취는 발암에서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것.IARC의 발암 물질 분류표. 각 분류 등급은 증거의 강도를 나타낼 뿐 발암 위험도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가정의학회 관계자는 "IARC 발암성 분류 체계는 매개체가 암을 유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증거의 강도를 반영하는 것이지 암 발병 위험도를 나타내진 않는다"며 "증거가 많을 수록 등급이 상향되기 때문에 그룹 1이라고 해서 무조건 그룹 2군보다 발암 위험도가 큰 것은 아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그는 "아스파탐의 2B군 지정으로 마치 일일 허용 섭취량 이내면 안전하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어 안타깝다"며 "아스파탐의 검증 작업은 이제 막 진행되고 있어 향후 등급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설탕이 아닌 인공감미료는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단 것을 찾는 식습관을 바꾸는 노력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게다가 아스파탐이 가장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연구의 주요 타깃이 됐고 그 가운데서 높은 발암 가능성이 나타났을 수 있다"며 "바꿔 말하자면 위험도가 부각되지 않은 다른 인공감미료는 안전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검증이 덜 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룹 2B 분류는 네 개의 수준 중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며, 2B는 일반적으로 인간의 암에 대한 증거가 제한적이이고 설득력이 부족한 경우 또는 동물 실험에서 암에 대한 증거가 있을 때 사용된다.이번 WHO 판단에는 인간을 대상으로 발암 가능성을 확인한 프랑스, 미국의 대규모 코호트가 분석 대상에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그룹 2B로 지정됐다는 것에도 의문부호가 달린다.A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여러 대규모 인간 대상 코호트에서 발암성이 확인됐으면 적어도 2A 지정이 합리적으로 보인다"며 "이번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 분류를 두고 설탕 업계나 인공감미료 업계의 로비에 의한 결과라는 루머 등 숱한 의혹만 남겼다"고 혹평했다.▲인공감미료 검증 작업 본격화…국내 연구는?이달 인공감미료를 꾸준히 섭취할 경우 간암은 물론 만성 간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10.1001/jama.2023.12618)는 미국의 코호트 연구 결과가 공개되면서 또다시 안전성 논란이 불붙을 조짐이다.그간 인공감미료가 설탕의 대체재로 소비됐던 만큼 혈당 안전성을 이유로 제로 칼로리 음료수가 당뇨병 환자들에서 선호도가 높았던 것이 사실. 반면 최근 인공감미료 섭취가 호르몬의 교란을 통해 발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오면서 국내 의학계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당뇨병 환자들의 건강이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한당뇨병학회도 인공감미료 안전성에 대한 맹신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WHO의 아스파탐 발암 가능 물질 지정을 기점으로 다양한 인공감미료를 대상으로 한 의학계의 검증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당뇨병학회는 이같은 입장을 정리하고 "최근 인공감미료에 대한 다양한 위험성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섭취에 대한 정확한 고찰이 필요하다"며 "개인별 장내세균총의 구성에 따라 인공감미료가 오히려 특정한 사람에서는 혈당반응을 저해할 수 있고 일부 성분은 심혈관계질환 위험과 관련성이 있다는 보고도 나왔다"고 선을 그었다.아직까지는 비영양감미료의 혈당개선 및 체중감량 효과에 대한 장기간의 연구와 안전성에 대한 충분한 결과가 부족해 당뇨병 환자는 설탕이나 시럽 등의 첨가당 섭취를 줄이는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 첨가당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가기 위한 목적으로만 단기간의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 당뇨병학회는 인공감미료의 고용량 또는 장기적 사용을 권고하지 않았다.임정현 한국임상영양학회 암위원회 교수는 "가당음료를 인공감미료로 대체한 효과는 일관적이지 않다"며 "2021년 연구에서 수크랄로스, 사카린이 혈당반응을 저해하고 올해 네이쳐지에 게재된 연구는 에리스리톨이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의를 당부했다.이번 WHO의 발암 가능 물질 지정으로 인공감미료에 대한 관심 환기 및 의학계의 본격적인 검증 작업을 촉발시켰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이다.의학 논문 사이트 Pubmed에 등록된 인공감미료 관련 논문은 올해에만 아스파탐의 인지 장애 가능성 및 인공감미료 및 설탕의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연관성, 저칼로리감미료의 장내 미생물 균총에 대한 영향, 인공감미료와 고지방식단의 대사 이상, 설탕 및 인공감미료의 알츠하이머병 연관성 코호트 등으로 실체적 인체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2023-08-12 05:30:00학술

변비-인지력 연관있다…마이크로바이옴 가설 부상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장내 미생물이 자폐증, 치매 등 인지 기능 변화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가 축적되고 있다.최근 설사약 오용이 장내 미생물의 균총을 해쳐 치매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에 이어 이번엔 만성 변비가 인지기능 저하를 불러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자료사진현지시간 19일 암스테담에서 개최된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AAIC 2023)에서 만성 변비가 주관적 인지 저하의 위험을 최대 73%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전 세계 성인 인구의 약 16%가 변비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운동 부족, 식이섬유 부족 등 요인뿐 아니라 고령화에 따른 소화 기능의 저하로 노인들 사이에서 변비 문제는 더 흔하다.만성 변비는 염증뿐 아니라 불안과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미국 매사추세츠 애머스트캠퍼스 차오란 마(Chaoran Ma) 등 연구진은 간호사 건강 연구, 간호사 건강 연구 II 및 건강 전문가 후속 연구에 등록된 11만 2000여명의 데이터를 코호트 분석, 변비가 인지기능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했다.2012년부터 2013년까지 참가자들의 배변 빈도,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인지기능 자체 평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일부 참가자들의 객관적으로 측정된 인지기능 세부사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배변 주기와 인지 변화의 뚜렷한 상관성이 나타났다.하루 한번 배변하는 사람 대비 3일 또는 그 이상 주기로 배변하는 사람들은 인지 노화가 3년 더 진행된 것과 맞먹는 인지 능력 저하를 나타냈다.하루에 두번 이상 배변하는 사람들 역시 위험이 증가했지만 만성 변비 대비 상대적으로 위험도 상승은 제한적이었다.이와 관련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배변 빈도와 인지 기능의 상관성을 조사, 최초의 증거를 제공했다"며 "뇌는 혈류에서 일어나는 일로부터 완전히 독립돼 있지 않고 이 부분에 미생물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결론내렸다.AAIC 2023에선 이와 유사한 연구가 추가 공개됐다.140명의 중년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신경보호 장박테리아로 일컬어지는 부티릭코커스와 루미노코커스의 수치가 낮을 경우 알츠하이머병 바이오마커의 수치가 높아진 것과 관련이 있었다.이어 성인 1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인지 능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추려 미생물 균형을 살핀 결과 비정상적으로 높은 양의 알리스티페스와 슈도부티프리브리오가 발견됐다.
2023-07-20 12:07:30학술

중증 알콜성 간염 희망될까…'대변 이식술' 유망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최근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질병 치료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중증 알콜성 간염(severe Alcoholic Hepatitis, sAH)에서도 미생물 치료가 유망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단기 사망률이 높은 중증 알콜성 간염 환자에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해 치료하는 대변이식술(fa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FMT)을 시행한 결과 타 치료제 대비 더 높은 생존율이 관찰된 것. 간을 치료하기 위해선 지방간, 염증 반응, 간섬유화에 관여하는 장내 미생물에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8일 대한소화기학회는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Seoul International Digestive Disease Symposium, SIDDS)를 개최하고 알콜성 간염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공유했다.알콜성 간질환은 명칭 그대로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한다. 보통 하루 80g 이상의 알콜을 10~20년 정도 매일 섭취할 경우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진행된다.급성 중증 알콜성 간염 발생 시 단기 사망률이 높지만 치료제는 스테로이드나 펜톡시필린, 영양요법으로 제한적인 상황이다.석기태 교수는알콜성 간염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발표를 통해 대변이식술의 잠재력을 강조했다.'알콜성 간염에 대한 최근 및 새로운 치료법'을 발표한 석기태(한림대학교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진행중인 다양한 임상 프로토콜 및 약제간 치료 효능을 비교, 미생물의 활용 가능성에 주목했다.석 교수는 "알콜성 간염 및 알콜성 간 질환의 생존율은 간이식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며 "sAH 환자의 경우 초기 간이식을 시행 하면 80~90%의 생존율을 기록하지만 이식이 없으면 20~40%대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그는 "이식한 이후에도 sAH 환자는 간염 재발률이 높아 시간 경과에 따라 최대 30%까지 재발한다"며 "간은 장-간 축(Gut-Liver Axis)의 상호 관계 아래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 받기 때문에 간염은 이식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최근 주목받고 있는 '장-간 축 이론'은 장내 미생물이 인슐린 저항성, 지방간, 염증 반응, 간섬유화에 관여해 주요 간 질환의 요소로 작용한다는 가설에 기초한다. 실제로 지방간 환자의 장내 미생물을 분석한 결과 미생물의 다양성 변화 및 염증 반응이 간 질환을 유발했다는 연구 결과가 보고되면서 미생물을 간 치료에 활용하기 위한 임상이 시도되고 있다.석 교수는 "미생물 균총을 일컫는 마이크로바이옴과 염증, 간세포 분화를 수행토록하는 인자들의 기능 저하가 융합돼 간염 발현에 영향을 준다"며 "현재 sAH 치료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나 펜톡시필린을 활용하지만 효과가 떨어지거나 스테로이드를 장기적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환자가 있어 다른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따라서 다양한 방식의 간염 치료제가 개발 임상에 들어갔다"며 "주요 계열로 나눠보면 항염증 에이전트, 장-간 축 타겟 약제, 항재생 에이전트, 항산화 약제, 재생 약제 등이 있다"고 말했다.그는 "장-간 축 계열에는 보빈 코로스트럼(IMM-124E), 아연, 항생제, 프로바이오틱스(락토바실러스), 대변이식술 관련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보빈 코로스트럼은 임상 2상, 락토바실러스를 활용한 프로바이오틱스 임상은 2상이 진행되는 등 임상 상황이 고도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알콜성 간 질환자를 대상으로 G-CSF의 한 종류인 필그라스팀(Filgrastim)을 투약한 임상은 투약 2개월째 아시아인에서만 사망률 저감 효과가 관찰(OR 0.15)된 반면 유럽 임상에선 오히려 사망률이 증가(OR 1.89)해 논란을 키웠다.이외 프로드니솔론과 항산화제를 병용하거나 항염증 계열 약제와 아연, 펜톡시필린을 병용한 임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단일제 대비 효과를 확인했을 뿐 절대적인 사망률 저감에선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석 교수는 "장-간 축 계열에서 진행된 락토바실러스와 스테렙토코서스 페시엄을 활용한 프로바이오틱스 임상은 117명의 알콜성 간염 환자를 대상으로 매일 1500mg씩 프로바이오틱스를 투약해 7일 후 결과를 살폈다"며 "분석 결과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와 LPS(간염 및 염증을 일으키는 지방다당질) 감소가 관찰됐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100명의 알콜성 간 질환자를 대상으로 락토바실러스 람노서스와 아시도필러스를 결합한 약제 락시도필을 매일 120mg씩 투약해 결과를 살핀 결과 미생물 균총이 정상인 그룹과 비슷하게 변화됐다"며 "미생물의 활용 가능성에 주목해 최근 건강한 사람에게서 얻은 변을 이식하는 대변이식술이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그는 "아직은 적은 수의 관찰연구에 그치지만 미생물이 간에 미치는 기전을 고려할 때 잠재력은 충분하다"며 "실제로 sAH, 비알콜성지방간, 급성 간부전, 간경변, 간성뇌증에 걸쳐 간 질환 관련 대변이식술 임상만 14건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스테로이드 사용 부적격 sAH 환자를 대상으로 한 파일럿 스터디는 대변이식술의 잠재력을 시사한다. 해당 임상에서 대변이식술은 생존율을 87.5%로 끌어올린 반면 대조군은 33.3%에 그쳤다. 황달을 유발하는 빌리루빈 수치는 20.5에서 2.86 mg/dL로 감소, 차일드-퍼 점수(간경변 측정 척도)는 14.5에서 7.7로, MELD(생존율 예측 척도)는 31에서 12.3으로 감소했다.석 교수는 "대변이식술을 스테로이드, 펜톡시필린, 영양요법과 비교한 임상에선 대변이식술만 30일째 생존율이 70~80%를 기록해 가장 앞섰다"며 "스테로이드가 60%대를 기록했을 뿐 영양요법은 50%, 펜톡시필린은 40% 언저리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그는 "90일까지의 경과 관찰에서 이런 경향성은 더욱 두드러진다"며 "대변이식술만 생존율 70% 대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는 30% 대로 하락했다"고 말했다.그는 "다양한 알콜성 간염 관련 치료제 개발이 진행중이지만 현재 결과만 놓고 보면 대변이식술이 가장 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인간의 장내 미생물과 간과의 상호 연관성은 향후 간염 치료제 개발에 새 잠재력과 비전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2023-04-10 05:30:00학술

항암에도 미생물 영향…항생제 투약 후 치료 효과↓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31일 대한혈액학회는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ICKSH 2023)를 개최하고 암과 마이크로바이옴의 상관성에 대해 진단했다.다양한 질병과 인체 내 미생물 균총(마이크로바이옴)의 상관성이 최근 집중 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암 면역 치료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나왔다.혈액암인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 환자에서 미생물 다양성이 유의학게 낮았고, 특히 장내 세균이 많을수록 무진행 생존기간이 짧아지는 등 연관성을 나타냈다.31일 대한혈액학회는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ICKSH 2023) 및 제64차 연례회의(annual meeting)를 개최하고 암 영역에서의 마이크로바이옴 역할에 대해 모색했다.작년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을 세계 최초로 승인한 가운데 전세계적으로 인체 내 미생물을 통한 각종 질병 치료 임상 및 임상 분야에서의 활용성 연구가 불붙고 있다.이달 24일 국내 연구진에 의해 DLBCL 치료 결과에 마이크로바이옴이 유의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연구팀에 따르면 DLBCL 환자들의 경우 건강한 사람들과 달리 마이크로바이옴 장내 환경이 불균형을 유해균에 해당하는 엔테로박테리아와 수테렐라가 더 많으며 종의 다양성이 현저하게 낮았다.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마르셀 블링크 교수이날 혈액학회에서 발표된 내용 역시 이와 맥을 같을 했다.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마르셀 블링크(Marcel van den Brink) 교수는 '림프종 환자의 새로운 예측 바이오마커 및 치료 표적으로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발표를 통해 흔히 간과하는 미생물의 암 치료 영향에 대해 관심을 환기했다.마르셀 교수는 "인체 대사 및 면역 조절 기능에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역할은 최근 몇 년 동안 광범위한 연구의 주제였다"며 "연구는 장내 미생물과 질병 사이의 관계를 조사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장내 미생물을 활용하는 혁신적인 진단 및 치료제 개발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그는 "우리의 연구는 DLBCL에 초점을 맞추고 DLBCL 환자에서 R-CHOP 화학 요법의 안전성과 효능에 대한 장내 미생물군집의 영향을 평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며 "새로 진단되고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로부터 대변 샘플을 채취해 16S rRNA 유전자 분석으로 살펴본 결과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DLBCL 환자에서 다양성이 유의하게 낮았다"고 밝혔다.그는 "두 그룹 간에 미생물 구성에 상당한 차이도 있었다"며 "장내세균과(Enterobacteriaceae)의 풍부함은 DLBCL 환자에서 유의하게 더 높았다"고 말했다.이어 "기능적 분석 결과 type 1 pili 발현, 생물막 형성 및 항생제 내성 유전자가 DLBCL과 관련이 있었다"며 "열성 호중구감소증과 재발 또는 진행을 경험한 환자는 장내세균이 유의하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실제로 장내세균의 양이 많을수록 무진행 생존 기간이 짧아졌는데 장내세균이 풍부한 미생물 군집을 가진 환자의 사이토카인 양상은 면역응답, 조혈계와 신경계 세포의 증식 및 분화, 급성 반응 등에 관여하는 인터루킨6 및 인터페론-g 수준과 유의한 연관성을 나타냈다.마르셀 교수는 "연구 결과 DLBCL 환자에서 장내 미생물 불균형의 존재가 입증된다"며 "장내세균과가 많아지면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혔다.그는 "이러한 관찰을 통해 DLBCL 환자에서 R-CHOP 화학치료의 효능은 장내 미생물 분석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며 "풍부한 장내세균의 조절해 치료 효과를 더욱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시했다.2022년 네이처 메디신에 공개된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와 펜실베니아대의 공동 연구도 비슷한 관점을 시사한다. 해당 연구는 항암약물 CAR-T 요법에 대한 항생제 투약 영향을 분석한 것으로 항생제 투약군에서의 생존 확률 감소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마르셀 교수는 "CAR-T 치료 전에 항생제를 투약한 사람들의 생존율은 초기에는 비슷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다"며 "12개월부터 항생제 미사용군의 생존율은 75%를 유지하지만 항생제 투약군은 50%로 감소하는 등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그는 "완전 관해와 부분 관해도 마이크로바이옴 다양성과 관련이 있고 특히 완전 완전 관해 환자에서 루미노코쿠스(ruminococcus) 균의 풍부함이 관찰된다"며 "전임상 결과에서 서양의 지방식 림프종 환자 경우 CAR-T 치료에서 생존율이 떨어지고 다양한 항생제를 사용한 경우에도 생존율이 악화되는 등 미생물과 항암 치료는 밀접한 상관성을 나타낸다"고 덧붙였다.
2023-04-01 05:30:00학술

설사약 오용이 치매 불러…마이크로바이옴 가설 부상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최근 장내 미생물이 자폐증, 치매 유발과 상관성이 있다는 가설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설사약 사용이 장내 미생물의 균총을 해칠 수 있고, 이는 곧 치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에 착안한 연구에서 실제 설사약 지속 사용군은 비사용군 대비 치매 위험이 최대 97% 상승했다.영국 케임브리지대 임상의학부 지롱양(Zhirong Yang) 등 연구진이 진행한 정기적인 설사약 투약자에서의 치매 발병률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Neurology에 22일 게재됐다(doi.org/10.1212/WNL.0000000000207081).자료사진인체 내 미생물 유전체 군집을 의미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은 전세계 6만 여편의 논문을 통해 각종 질병의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최신 연구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이 초래하는 전신 염증반응이 혈액-뇌 장벽을 손상시키고, 신경 염증을 유발해 자폐를 비롯해 치매/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을 유발한다는 '마이크로바이옴-장-뇌축'(microbiome-gut-brain axis) 가설이 지지를 얻고 있다.연구진은 일반약으로 분류된 설사약의 사용이 인구에서 일반적이라는 점에 착안,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치매 병력이 없는 40~69세 50만 2229명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설사약 사용과 치매 발병률 사이의 연관성 조사에 착수했다.설사약 지속 사용군은 2006~2010년 사이 일주일 중 대부분의 요일에 투약한 경우(n = 1만8235)로 정의했고, 이를 비투약군과 치매, 알츠하이머, 혈관성 치매 관련 병원 입원 또는 사망을 비교했다.9.8년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설사약을 규칙적으로 사용한 218명(1.3%)과 규칙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1969명(0.4%)이 모든 원인 치매에 걸렸다.사회-인구학적 특성, 생활습관 요인, 의료 조건, 가족력 및 정기적인 약물 사용을 조정하고 다변수 콕스 회귀 분석한 결과 정기적인 설사약 사용은 알츠하이머병(HR 1.05)에 대해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지만, 모든 원인 치매(HR 1.51)와 혈관성 치매(HR 1.65)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모든 원인 치매와 혈관성 치매의 위험은 정기적으로 사용되는 설사제 종류가 증가함에 따라 증가했다.또 한 가지 설사약(n = 5800)만 사용한다고 명확히 보고한 참가자 중 삼투압 설사약 사용자에서 모든 원인 치매(HR 1.64)와 혈관성 치매(HR 1.97)의 위험 역시 유의하게 높아졌다.연구진은 "설사약의 정기적인 사용 및 여러 종류 사용 또는 삼투압 설사약을 사용한 사람들에게서 모든 원인 치매의 위험 증가가 발견됐다"며 "이러한 결과는 다양한 하위 그룹 및 민감도 분석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됐다"고 결론내렸다.이와 관련 국내 연구진도 '마이크로바이옴-장-뇌축' 가설에 힘을 보태고 있다.김동현 대한면역학회 총무부위원장(서울의대 미생물학교실)은 "장-뇌축 가설에 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진행돼왔고, 실제로 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많아 가설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어느 정도 축적됐다"며 "해당 연구 역시 설사약이 미생물의 불균형을 초래할 경우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그는 "이런 가설에 착안해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치매 신약 개발이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임상 정도에 그친다"며 "뇌 분야는 초기 단계이지만 CDPC 감염증과 관련한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은 거의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그는 "각종 질병, 질환에 마이크로바이옴이 유기적으로 연관성을 가진다는 점에서 다양한 학회들이 미생물과 질환의 접점을 확인하는 작업에 분주하다"며 "면역학회도 매 학술대회마다 마아크로바이옴 세션을 마련, 미생물의 인체 내 역할 및 활용성을 규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3-02-28 05:30:00학술

미생물로 비만 잡는다? 임상 시도는 실패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장내 미생물 균총(마이크로바이옴)과 비만과의 상관성이 밝혀진 가운데 분변 이식으로 비만을 치료하겠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핀란드 패이예트헤메 중앙병원 페르투 라흐띠넨(Pertu Lahtinen) 소화기내과 교수 등이 진행한 분변 이식술의 비만 영향 평가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네트워크에 16일 게재됐다.(doi:10.1001/jamanetworkopen.124.47226).자료사진최근 장내 미생물 균총과 각종 질병과의 상관성이 밝혀지면서 미생물을 활용한 질병 치료가 시도되고 있다. 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다른 사람에게 이식하는 분변 이식술(FMT)도 그의 일환.비만을 유발하는 특정 미생물이 있다는 점에 착안, 연구진은 마른 체형의 분변을 기증받아 비만 환자에 이식하는 임상을 진행했다.2018년부터 2021년까지 핀란드의 2개 비만 수술 센터에서 중증 비만을 가진 성인 개인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임상은 18개월간의 추적 관찰을 통해 그 효과를 판단했다.군살 없는 기증자의 분변은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십이지장에 투여했고 주요 결과는 총 체중 감소 비율(TWL)로 측정했다.총 41명의 환자 중 21명이 분변 이식술을, 나머지 20명은 위약을 받았고 분변 이식술 후 6개월 동안 34명의 환자가 LRYGB(루와이위우회술), 4명이 LSG(위소매절제술)를 받았다.분석 결과 6개월 째 TWL의 비율은 분변 이식술 그룹이 4.8%, 위약군이 4.6%로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18개월 째 TWL의 비율 역시 25.3%, 25.2%로 그룹 간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연구진은 "분변 이식술은 비만 수술 전후 체중 감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비만에서 분변 이식술의 활용성 및 역할을 밝히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
2022-12-22 12:12:11학술

분변 이식, 위치·횟수마다 효과 달라…소장 2회 '최적'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건강한 사람의 분변을 이식해 장내 미생물 균총의 균형을 복구하는 분변 이식술(FMT)과 관련해 이식 위치마다 효과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대장에 투여되는 방식이 보편적이지만 새 연구에선 소장에서의 이식술이 다양한 항목에서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노르웨이 스토드 병원 소속 엘-샬리(El-Salhy) 교수 등이 진행한 과민성대장증후군(IBS) 환자의 장내 위치별 FMT의 효과 분석 연구 결과가 10일 유럽소화기학회(UEG 2022)에서 발표됐다.자료사진학계는 장내 세균의 균형 및 불균형이 각종 질환의 유발과 개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착안, 대장염이나 이식편대숙주병 등 다양한 장 질환 환자에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이식해 치료하는 FMT을 시행하고 있다.FMT의 적정 횟수, 용량, 위치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IBS 환자에서 분변 용량 및 투여 경로에 따른 효과 차이를 찾기 위한 임상에 돌입했다.총 186명의 환자를 3개 그룹 중 하나로 무작위 할당해 90g 분변을 대장으로 냉동 이식(n=62), 90g을 소장으로 냉동 이식(n=62), 90g을 소장으로 2회 냉동 이식(1주 간격, n=62)했다.결과는 3개월, 6개월, 12개월째 환자 설문지를 통해 측정했고 조사 항목에는 ▲IBS-SSS(복통, 복통 지속 시간, 팽창, 배변 습관에 대한 만족도, IBS 관련 삶의 질) ▲버밍엄 IBS 증상 설문지 ▲피로 평가 척도 설문지 ▲IBS 삶의 질 평가 ▲단기 Nepean 소화불량 지수가 포함됐다.또 분변 샘플을 채취해 세균량에 대한 테스트를 실시했다.박테리아 프로파일과 이상생물지수는 16S rRNA 유전자를 사용해 측정했다.3개월째 분석에서 환자들은 대장의 단일 용량 투여군, 소장의 단일 용량 투여군, 소장의 2회 투여군에 걸쳐 약 80%라는 반응률(response rate)을 보였지만 6개월째부터 대장 단일 용량 67.9%, 소장 단일 용량 71.4%, 소장 반복 용량 86%로 차이가 두드러졌다.12개월까지 대장과 소장의 단일 용량 간 반응률 차이는 각각 51.9%와 75.5%로 통계적으로 유의했고 소장에서 2회 투여군 12개월째 반응률은 80.9%로 3개월째(80.8%)와 유사했다.FMT 후 처음 5일간은 가벼운 복통, 설사, 변비 등의 부작용이 관찰됐지만 3년 장기 관찰에선 중증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IBS-SSS로 측정한 모든 환자 그룹에서 IBS 증상을 감소시켰다. 12개월까지 대장에서 1회 투여를 받은 환자는 약 350에서 약 220으로, 소장에서 1회 투여를 받은 환자는 약 300에서 약 200으로, 소장에서 2회 투여를 받은 환자에서는 약 350에서 약 170으로 점수가 떨어졌다.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소장으로의 분변이식술은 대장으로 투여되는 것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더 좋은 반응률을 이끌어냈다"며 "통계적 유의성은 충족되지 않았지만 소장에서 1회 투여에 비해 2회 반복 투여했을 때 증상과 삶의 질이 개선됐다"고 밝혔다.이어 "소장에 분변을 이식하는 것은 유익한 박테리아를 장기간 정착시키는 반면, 대장에 분변을 이식하는 것은 처음 3개월 동안만 효과가 지속된다"며 "소장에 있는 박테리아가 대장에 있는 박테리아보다 증상과 그에 수반되는 피로에서 더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내렸다.
2022-10-17 12:03:52학술

고혈압 원인 지목된 미생물…"여러 대사질환에 영향"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최근 장내 미생물 균총과 질환간의 상관성이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고혈압이나 심혈관계 질환과의 접점을 찾는 시도가 이뤄졌다.섭취한 영양분이 미생물 균총의 변화를 촉진할 수 있고 이런 경우 미생물이 생산하는 대사산물이 심혈관계 장기에 다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비만 환자에서 높은 퍼미큐티스균 비율이 나타난 것처럼 인간 대상 임상에선 로제뷰리아균이 많은 사람에게서 수축기 혈압이 최대 6mmHg만큼 떨어지는 등 밀접한 연관성이 이목을 끌고 있다.29일 심장대사증후군학회는 여의도콘래드호텔에서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5th APCMS CONGRESS)’를 개최하고 최근 이슈로 떠오른 마이크로바이옴과 대사질환과의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최근 유산균 등을 활용해 질환 개선 및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연구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학회뿐 아니라 제약업계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임상에 착수하는 등 상용화에 팔을 걷고 있다.김병식 한양의대 교수는 고혈압과 미생물의 상관성을 점검했다.29일 심장대사증후군학회는 여의도콘래드호텔에서 ‘제5회 아시아·태평양 심장대사증후군 국제학술대회(5th APCMS CONGRESS)’를 개최하고 최근 이슈로 떠오른 마이크로바이옴과 대사질환과의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섬유질은 소화과정에서 분해되지 않지만 유익균에 먹이가 돼 병원균의 증가를 막는 역할을 한다. 장내 미생물에 의한 섬유질 발효 과정에서 지방산(SCFAs)이 생성되는데 이중 부티레이트는 장내 염증 완화에 사용되고 아세트산염과 프로피오네이트, 부티레이트는 체내 순환을 통해 혈압 조절 장기까지 도달한다.김 교수는 "유럽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섬유질을 섭취하는 까닭에 아프리칸 아이들 대비 SCFA 수치가 낮고 퍼미큐테스 대 박테로이데테스 비율(firmicutes to bacteroidetes, F/B)은 더 높다"며 "2019년 나온 역학조사 연구에선 식이섬유의 섭취가 혈압 감소와 상관성을 시사한 바 있다"고 밝혔다.그는 "해당 연구에서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나라에선 체중 감소외에 특히 수축기 혈압이 1.27mmHg만큼 감소하는 경향성을 나타냈다"며 "SCFA는 루미노코카시에와 로제뷰리아를 생산하는데 HELIUS 코호트 연구 결과 로제뷰리아균이 많은 사람에게서 수축기 혈압의 2~6mmHg 감소가 관찰됐다"고 강조했다.음식물 섭취가 미생물의 균총 변화 및 대사산물 생성에 영향을 미친다. 미생물의 대사산물은 다시 다양한 장기에 영향을 미쳐 증상의 발현이나 감소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보통 지방균으로 불리는 퍼미큐테스는 비만인 사람에게서 많이 분포하는 경향을 보인다. 식이섬유 섭취는 SCFA를 증가시키고 SCFA는 비피도박테리움과 락토바실러스를 생산하지만, 고염식은 퍼미큐티스와 프로테오박테리아, 프레보텔라를 증가시키고 염증을 유발 및 혈압 상승을 초래한다.김병식 교수는 "2011년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오타가 면역과 염증 반응의 중요 조절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온다"며 "염증촉진 메모리 T셀과 Th17셀, Th1셀은 고혈압과 심혈관 장기의 손상을 유발하는데 비피도박테리움 아돌레센티스는 Th17셀을 유발하지만 락토바실러스 무리누스는 Th17을 억제하고 혈압을 낮춘다"고 설명했다.그는 "SCFA는 신장, 뇌, 신경망, 심장 등 장기에서 여러 타입의 Gpr과 Olfr를 자극하는데 Gpr41과 Olfr78은 둘 다 혈압의 제어에 관여한다"며 "동물모델에서 Gpr41을 제거한 경우 고혈압을, Olfr78을 제거한 경우 저혈압이 유발됐다"고 지적했다.이어 "붉은 고기(카르니틴)와 계란(포스파티딜콜린)는 미생물을 통해 TMO(트리메틸아민)로 전환되는데 이는 간에서 TMAO(트리메틸아민-N-산화물)로 바뀐다"며 "문제는 이 TMAO가 동물모델에서 죽상동맥경화증 및 뇌졸중, 심근경색, 심혈관 원인 사망을 유발했고 게다가 신장 기능 악화도 가속시켰다"고 환기시켰다.실제로 최근의 인간 대상 연구에서 젊은 인구 대비 중장년층에서 TMAO 수치 증가가 관찰됐다. 혈장 TMAO는 동맥 혈관의 경직도를 나타내는 cfPWV 수치와 수축기 혈압에도 상관성이 있었다.지질다당류(LPS) 역시 염증 촉진 과정을 통해 염증 작용과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고혈압 유발 인자로 작용할 수 있다. CARDIA 임상에서는 미생물 균총의 다양성 감소 시 혈압이 상승하는 역전관계(inverse relationship)이 관찰됐다.김 교수는 "다양한 연구에서 클렙시엘라, 프레보텔라 등의 그램음성균의 증가는 고혈압과 상관성을 보고했다"며 "반대로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 함유 프로바이오틱스를 일일 10¹¹ CFU 이상 투약한 경우 3.78mmHg의 혈압 감소가, 8주 이상 투약한 경우 4.9mmHg의 혈압 감소가 관찰됐다"고 설명했다.그는 "2017년 고혈압임상지침에선 장내 미생물이 고혈압과 연관성이 있다는 문구가 있고, 채소와 신선한 과일, 물고기, 견과류, 불포화지방산 섭취를 늘리고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했다"며 "장내 미생물과 질환의 상관성을 살피기 위해 대규모 인간 대상 임상이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오범조 서울의대 교수는 심혈관계 질환과 마이크로바이옴과의 관계를 고찰했다.오 교수는 "2005년 미국에서 비만을 좌우하는 것이 장내 미생물인 것 같다는 논문이 나오면서 이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이 폭발해 오늘날에 이르렀다"며 "인종이 다르다고 해도 99.9%의 유전자가 일치하는 반면 장내 미생물은 훨씬 큰 폭의 변이도를 가진다"고 설명했다.그는 "과거엔 어떤 새로운 균주가 있는지 밝히는 게 주된 연구였다면 지금은 다양한 균주들이 서로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집중하고 있다"며 "특정 균이 특정 질환을 유발한다라고 오해를 할 수 있지만 분명한 것은 미생물 균총의 균형이 깨지면 특정 균이 많아지거나 적어질 뿐이지 하나의 균이 질환을 이끄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이어 "심혈관계 질환과 미생물의 관계에서 제일 중요하게 TMAO, SCFA가 등장한다"며 "TMAO는 일종의 미생물 대사체로 주로 고기를 많이 섭취하는 서구식 식습관에서 더 많이 생성되고, TMAO는 심혈관계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다"고 말했다.다만 인간마다 식습관이 다르고 특정 균주의 변화가 질환의 원인인지 결과인지 불분명하다는 점에서 확대 해석에 대해서는 경계했다.오 교수는 "미생물과 심혈관계 질환 위험과의 관계는 아직 명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며 "이는 사람마다 생활 습관, 식습관이 달라 명확한 비교-대조군 설정 및 연구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특히 심혈관계 질환의 원인은 먹는 것이 80%, 운동이나 흡연이 20% 정도의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에 무엇을 섭취하는지와 식습관까지 엄격하게 통제해야 제대로 된 변인 통제가 된다"며 "같은 것을 같은 시간에 먹는 교도소와 같은 곳이 아니라면 정확한 임상 및 효과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아직까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2022-04-30 05:30:00학술

"올해도 똥으로 많은 환자를 치료할 겁니다"

메디칼타임즈=박상준 기자 최근 의학분야에서 인분(人糞) 연구가 핫하다. 인간의 장내미세환경이 많은 질병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국내에서도 이 분야를 연구하는 의사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른바 똥으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것인데, 연세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고홍 교수는 그 중 가장 앞선 인물이다. 고 교수가 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아과의 의사시절(고 교수는 소아과 전문의로 시작했다) 돌도 안된 어린 아이들이 염증성 장질환 앓는 것을 안타깝게 지켜보면서 좀 더 안전한 치료법을 찾다가 해외문헌에서 보고된 장내미생물 분변 치료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렇게 연구에 한창 빠져있을때쯤 돌연 장내미생물이식(FMT)의 신의료기술 허가는 연구에 불을 지피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16년 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치명적 장염을 일으키는 클로스트리디움 디피실균(Clostridium difficile) 감염 환자에 대해 FMT를 할 수 있도록 신의료기술을 허가했다. 연세의대 소화기내과 고홍 교수는 장내미생물이식술을 활용해 난치성 궤양성 대장염 치료를 하고 있다. 당시 고 교수는 궤양성 대장염에서 FMT가 효과적이라는 증례를 쌓았 놓았고, 이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정부주도 연구가 필요했는데, 다행히 연구 과정이 신의료기술과 동일해 어려운 심사관문을 운좋게 통과할 수 있었다. 기회를 잡은 고 교수는 윗사람을 설득해 세브란스병원내 FMT 센터도 만들었다. 정부지원 연구비 수주와 적극적인 병원지원에 힘입어 성과도 속속 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에서 만큼은 확실한 치료효과를 입증했고, 효과가 없었던 환자도 장내환경 변화를 통해 최대한 효과가 있도록 만들수 있을 정도다. 한발 더 나아가 변이식 치료를 했을 때 환자마다 다른 차이가 나타나는 이유도 규명한 상태. 고 교수는 면밀히 분석하고 있으며 완성되면 이른바 장내미세환경의 비밀도 어느정도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 교수는 "치료의 원리는 간단하다. 건강할때 균의 조성을 아는게 중요하고 병이 생겼을 때 검사해서 균형이 깨졌다면 교정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점은 개별화 맞춤형 치료라고 강조했다. 그는 "병이 없는 사람이라면 장내미생물이 같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건강한 사람의 장내 균총이 있는게 아니라, 건강한 개인의 장내 미생물 균총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개개인에 접근을 해야지 여러사람을 그룹핑할 수 있는게 아니다. 장내 미생물의 시작은 개별화다. 개인 맞춤의학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좋은 연구는 건강한 똥에서...건강한 똥 어디 없나요?" 연구가 발전을 거듭하면서 고 교수의 최애 관심사는 '건강한 똥'의 확보다. 신약전문가들이 좋은 후보물질을 찾듯 좋은 치료를 위해서는 좋은 똥이 많이 확보돼야 한다. 이를 위해 수시로 모집광고를 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 기준이 여간 까다로운게 아니다. 의학적으로 조금이라고 안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은 모두 열외다. 이를 테면 아무리 건강해도 비만, 술, 담배, 만성질환, 편협된 생활습관, 불규칙 생활습관 등이 있으면 모두 불가능하다. 과연 그런 20대 젊은이가 있을지가 의문이지만 있단다. 이 기준을 통과하면 대변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최종 합격자가 걸러지는데 합격률은 10% 미만이다. 이렇게 모아진 변은 분해와 가공의 단계를 거쳐 센터내 스툴뱅크에 차곡차곡 모아져 난치성 장 질환 치료에 활용된다. 연구의 어려움도 적지 않을 터. 고 교수는 "연구는 흥미롭지만 의사입장에서는 주변에 시설이 받쳐주지 않으면 하기 힘들다. 이식할 수 있게 솔루션을 만드는 과정에서 냄새도 많이 나서 심리적인 부담감도 적지 않다. 솔루션 비용도 받을 수 없는 한계도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연세의대 고홍 교수 가장 큰 어려움은 연구 변화에 대한 인식. 장내미생물연구는 기존 임상연구 프로세서와 달리 인체장내환경을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동물대상연구가 불가능한데, 아직도 많은 곳은 기존의 임상 프로토콜을 원한다. 그러다보니 설득도 어렵고, 막상 임상에 돌입하면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환자의 치료과정을 확인하고 실제로 좋아지는 모습이 논문으로 보고되면 점차 환경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가이드라인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고 교수는 "통상 가이드라인에 등재돼 있는 1차, 또는 2차 치료제의 개념과 달리 맞춤형 솔루션의 한 방법으로서 가이드라인이 추가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나아가 연구를 업그레이드한다면 개별맞춤형 치료법을 개발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여기에 똥연구는 다양하게 시도중이다. 연구가 활발한 미국에서는 장내미생물과 암에 대한 연구가 한창이다. 또 호흡기, 면역질환, 심장질환에 대한 연구도 진행중이다. 이 중에서도 특히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 분야는 면역질환이다. 그는 "국내서도 심근경색 환자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보고 있다. 과거의 발표된 논문을 모아보면 심근경색 환자와 장내미생물 환경에 대해 교집합이 있다"며 "이렇듯 장내미생물지도가와 질환과의 연관성이 밝혀지고 치료법도 속속 개발되면 생각보다 많은 질환을 똥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2020-01-15 05:45:50병·의원

장내 미생물로 외부 세균 치료...다제내성균 해결 실마리

메디칼타임즈=황병우 기자 국내의료진이 장내에 존재하는 유용한 공생 미생물을 이용해 외부에서 침입한 세균을 물리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다제성 내성균의 감염대응전략수립에 핵심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세의대 윤상선 교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윤상선 교수팀은 생쥐에서 콜레라균에 저항하는 장내 미생물 균주를 찾아낸 후, 균주가 감염 저항성을 갖게 된 기전을 규명해 학계에 보고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사람과 달리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잘 감염되지 않는 정상 생쥐라도 클린다마이신 이라는 항생제를 처리하면 콜레라균에 취약해짐을 주목해 연구를 설계했다. 이후 연구팀은 생쥐들을 무작위 분류해 클린다마이신 처리를 시행한 실험군과 처리를 하지 않은 대조군으로 분류한 후 실험에 돌입했다. 연구결과, 클린다마이신 처리가 된 대조군 생쥐들은 정상적인 생쥐가 지닌 미생물 균총이 완전히 변화됨으로써 콜레라균에 감염되는 정도가 높았다. 대조군은 콜레라균에 강한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연구팀은 클린다마이신에 의해 생쥐 내장에서 박테로이데테스(Bacteroidetes)에 속하는 미생물 종들이 사라짐을 알게 됐고, 이를 통해 미생물 균총의 변화와 콜레라균 감염 사이 상관관계가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미생물 균총 변화와 콜레라균 감염 사이 상관관계 검증을 위한 연구를 실시해 클린다마이신 처리를 통해 생쥐 장내미생물균총에 변화가 두드러진 개체들로부터 균을 분리동정 해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Bacteroides vulgatus)라는 균을 집중해 살폈다. 이와 함께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가 생쥐 장내에 존재하면서 콜레라 감염에 저항성을 갖게 하는 균주임을 밝혀내기 위해 장내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는 무균 생쥐에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 균을 이식하고 콜레라균에 노출 시켰다. 즉, 무균 생쥐보다 훨씬 더 높은 감염 저항성을 보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 아울러 연구팀은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 균이 구체적으로 어떤 감염억제 기전을 가졌는지를 밝히기 위해 생쥐 장 속에 존재하는 미생물에 의한 대사산물(metabolite)도 분석했다. 박테로이데스 불가투스 균이 정상적으로 존재하는 생쥐 장에는 짧은 길이의 지방산(short chain fatty acid)이 많았으나 클린다마이신 때문에 사라지면 콜레라균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영양소(아미노 당, N-acetyl amino sugars)들이 높은 농도로 존재함을 발견했다. 윤상선 교수는 "장내미생물균총 분포가 병원성 세균 감염 저항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설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했다"며 "이번 연구로 감염억제 능력을 보이는 공생미생물(Bacteroides vulgatus)을 특정해 감염 저항성이 존재함을 밝힌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이어 윤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공생 미생물을 활용해 항생제에 의존적이지 않은 감염 치료 전략 수립의 근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논문은 국제전문학술지인 'Microbiome' 최근호에 '장내미생물균총 분포에 따른 장내 콜레라균 감염 저항성 제어(Commensal-derived metabolites govern Vibrio cholerae pathogenesis in host intestine.)' 제목으로 실렸다.
2019-10-07 11:08:24학술

한국인 위암 발생 위험도 장내 미생물 분포도에 달려

메디칼타임즈=최선 기자 위암 발병 및 예방에 장내 미생물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김정선 교수 연구팀과 테라젠이텍스가 공동 진행한 '위장관의 미생물 균총 분포와 위암 발병과의 상관 관계' 연구 결과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다(doi.org/10.1038/s41598-019-50054-x). 이번 연구는 지난 2007년부터 2014년까지 약 7년간, 건강한 성인 556명과 위암 환자 268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메타지놈(Metagenome, 특정 환경에 존재하는 모든 미생물 군집) 분석을 활용해 미생물 분포와 질환과의 관계에 대한 정밀 역학조사가 이뤄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신뢰도가 매우 높으며, 미생물 균총 분포 측정을 통한 위암의 발병 가능성 예측 및 진단 등에 활용될 수 있다. 그 결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비롯해 프레보텔라 코프리(Prevotella copri), 프로피오니박테리움 아크니스(Propionibacterium acnes) 균은 각각 위암 발병률을 1.86배, 2.54배, 4.77배 높이는 반면 유익균으로 잘 알려진 락토코쿠스 락티스(Lactococcus lactis) 균은 위암 발병률을 1/5 정도로 낮추는 등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암은 한국인에게서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으로, 올바른 식습관과 질환 관리 등을 통한 장내 미생물의 균형이 예방에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는 이를 실제로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 연구진은 "락토코쿠스 락티스를 투여한 대상에서 위암 발병 위험이 낮았 기 때문에 락토코쿠스 락티스는 현재 연구에서 유익한 박테리아로 관찰됐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세포질 부분의 강력한 항 증식 활동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락토코쿠스 락티스는 사람의 장에서 생균제 효과를 가지며 위장 암 예방을 포함해 사람의 위장 건강에 유익한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 흥미롭게도 락토코쿠스 락티스의 평균 존재 비율이 연구 모집단의 위암 환자보다 건강한 환자군에서 더 높았다는 것을 관찰했다"고 유용성을 설명했다.
2019-09-27 11:38:14학술

장내 미생물, 사람뿐 아니라 가축에도 탁월한 효과

메디칼타임즈=정희석 기자 사람의 장 속에 살고 있는 장내 미생물은 그 수가 수백 조에 달한다. 우리 몸의 세포 수가 60~100조개라고 하니 이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다. 장내 미생물에는 유익한 균과 유해한 균이 있다. 유익한 균을 얼마나 더 보유하고 있느냐에 따라 사람의 성격과 질환, 생존력이 좌우되는 것으로 점차 밝혀지고 있다. 장내 미생물은 또한 스트레스 치매 파킨슨병 다이어트 등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사람이 앓는 질병의 90% 이상, 심지어 암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젖소 장내 미생물이 우유 품질은 물론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알려진 메탄가스 생성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국제공동연구팀 최근 연구결과가 화제다. 영국 에버딘대·노팅엄대,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대, 핀란드 국립자원연구소, 이탈리아 가톨릭대, 스웨덴 국립농업과학대, 체코 동물생리학·유전학연구소, 프랑스 생마르텡데레대,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8개국 11개 연구기관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기초과학·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에 해당 연구결과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영국 이탈리아 스웨덴 핀란드 4개국 7개 농장에서 사육되고 있는 1016마리 젖소에게서 소의 형질 정보와 장내 미생물 DNA를 수집해 분석했다. 이 결과 소들도 사람처럼 각각 독특한 장내 미생물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512가지의 장내 미생물 중에서 39종은 우유의 맛과 메탄가스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람들이 프로바이오틱스를 복용하는 것처럼 소의 사료에 특정 장내 미생물을 첨가하면 메탄가스 생성을 줄이면서 최고 품질의 우유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유용 장내 미생물 급여에 따른 육질 개선 결과 이러한 연구결과는 앞서 국내에서도 이미 보고된 바 있다. 유럽 사례처럼 유용 미생물을 돼지 사육에 적용해 농장 냄새와 미세먼지·질병을 감소시켰을 뿐만 아니라 최종 산물인 돼지고기는 부드럽고 잡내가 없으며 오메가3 등 불포화지방산 함유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 특히 전북대 단국대 서울대 등 미생물·축산·수의 전공 약 10명의 연구진들이 주축이 된 농촌진흥청 동물분자유전육종사업단(단장 이학교·전북대 교수)은 기존 축산 방식에서 탈피해 가축 면역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진대사를 활성화하는 유용한 장내 미생물을 체계적으로 활용한 ‘에코 프로바이오틱스 솔루션’을 개발했다. 해당 솔루션 개발은 우리나라 축산 자연 환경에 맞는 새로운 개념의 동물복지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 연구실을 벗어나 현장과의 긴밀한 산학협력을 통해 개발된 이 솔루션은 연구 모델 농장인 두지포크 농장에서 사료와 식수, 농장 소독·청소 등 위생관리에 무분별한 항생제나 소독제 대신 하루 수 조 마리의 프로바이오틱스를 체계적으로 활용했다. 이 결과 해당 농가의 돼지는 면역력이 높아진 것은 물론 신진대사를 활성화해 기존 대비 최소 20% 이상 폐사를 방지할 수 있었고 30% 이상 축사 악취도 감소됐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를 먹여 탄생한 두지포크는 유용 장내미생물 급여에 따라 비육돈 육질이 개선돼 고기 전단력 감소, 지방산패도 감소, 다가불포화지방산 함유량 증가, 필수지방산 증가, 고기의 맛을 대표하는 리놀렌산 증가, 유리아미노산 증가, 비타민C 함량 증가로 육질이 좋아졌다. 김영훈 서울대 식품생명동물공학부 교수는 “돼지의 경우도 특정 프로바이오틱스를 고농도로 장기간 급여하면 장내 미생물 균총 변화를 긍정적으로 변화시켜 돼지의 장 건강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관의 건강기능성에 영향을 미쳐 프리미엄 돼지고기 생산과 함께 동물 중심의 새로운 복지 축산 실현이 가능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는 특히 “유용 미생물을 통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축산환경 문제를 새롭게 해결하고자 하는 상생 연구가 함께 이뤄진다면 생산자·소비자 모두가 행복한 새로운 개념의 동물 복지형 축산시스템 구축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9-07-30 16:50:02의료기기·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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